‘옥류관 서울 1호점’에서 맛본 냉면의 충격 반전

기사입력 2018-07-09 09: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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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진 뉴스에이드 기자

옥류관....!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 곳. 평양냉면 마니아들에게 옥류관의 냉면은 죽기 전 꼭 한 번 맛보고 싶은 음식으로 꼽힌다.



그러나 웬만한 기회 아니고서야 찾아가 맛볼 수 없는 가깝고도 먼(멀다고 하면 안 되겠지만) 이름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옥류관 냉면이 중요한 심볼로 떠오르면서 ‘진짜 옥류관 냉면 맛’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지난 6일 드디어 그 유명한 옥류관 냉면을 먹어볼 기회가 생겼다.


MBC에서 ‘옥류관 서울 1호점’이라는 타이틀의 스페셜 방송을 준비하면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제작발표회 겸 시식회를 마련한 덕분이다.


장소가 무려 인천공항 제2청사였으나 판문점이나 DMZ, 임진각이 아닌 것이 어디냐는 마음이었다. 옥류관 냉면을 먹을 수 있다는데 인천공항쯤이야!



물론 옥류관 서울 1호점이 실제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옥류관의 냉면을 공수해오는 것도 아닐 텐데 ‘어떤 방식으로 옥류관 냉면의 맛을 보여줄 것이냐’는 의문이 있었다.


옥류관 출신 셰프 출동? 옥류관에서 알아온 레시피? 아니면 옥류관에서 먹어본 기억을 되살려서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한 걸까?


그러나 기대를 품고 참석한 제작진 간담회에서는 뜻밖의 배신감(?)과 충격을 맛보게 됐다.



(왼쪽부터) 김보람PD, 임정식 셰프, 김재영PD



Q. ‘옥류관 서울 1호점’의 기획 의도는?


"한반도 평화 무드에 관련된 아이템을 준비하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4월 평양 공연단 소식에서 가장 화제됐던 게 옥류관 만찬이었는데, 냉면 철도 아닌데 사람들이 냉면집에 줄을 서서 다들 옥류관 얘기를 했거든요.


남북관계를 재밌게 풀어낼 소재가 아닌가 싶었고요. 냉면을 매개로 한반도의 미래와 평화에 대해 얘기하려고 준비했습니다." (김보람PD)



"은유이자 염원 같은 것입니다. 옥류관 서울 1호점이 서울에 생긴다는 건 남북관계가 좋아졌다는 반증이 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 미래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택하게 됐습니다.


옥류관의 맛을 재현하겠다는 건 단순히 음식의 의미보다는 시대적인 흐름을 옥류관이라는 장소와 냉면이라는 음식을 통해 되짚어보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김재영PD)




Q. 실제 옥류관 냉면 맛을 어떻게 재현했나?


"제가 냉면 만드는 사람으로서 저도 옥류관 냉면을 먹어본 적은 없고요.

 

옥류관 다녀오신 분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면서 최대한 옥류관 냉면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습니다." (임정식 셰프)



먹어본 적 없고요....?



"재밌는 점은 옥류관 냉면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10년 전과 지금이랑 북한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입맛도 좀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10년 전에도 가보시고, 이번에도 다녀오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전보다 냉면 자체의 간도 세지고, 신맛도 세지고 비주얼도 화려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팝업스토어의 레시피를) 준비해봤습니다." (임정식 셰프)




Q. 임정식 셰프가 재현한 옥류관 냉면은
진짜 옥류관 냉면과 얼마나 비슷한가?


"저도 외국에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냉면이 어제 완성됐습니다. 아직까지 저만 테스트한 상태입니다." (임정식 셰프)


"저희 셋 다 옥류관 냉면을 먹어보지 못했거든요. 취재하면서 들은 얘기로는 10년 사이에 맛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증언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 심층 취재는 하지 못했습니다." (김재영PD)



그러니까 그냥 임정식 셰프의 냉면이라는 뜻....☆



결국 이날 ‘옥류관 서울 1호점’을 표방한 팝업스토어에서 먹은 옥류관st 냉면은 진짜 옥류관 냉면과 비슷한지 아무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얘기였다!!



물론 냉면 맛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스토리가 중요하다지만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들도 대부분 ‘옥류관 냉면 맛을 어떻게 재현했는지’에 대한 것이었으니 이런 실망감은 우리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적어도 먹어는 보고 만든 줄...



과연 옥류관 냉면을 먹어본 적 없는 셰프가 만든 옥류관 냉면...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학창시절 과학상상화그리기가 이런 느낌이었던가. 사극 고증과 비교해야할까.


뜬금없지만 직접 먹어본 레드벨벳 등 남한예술단 멤버들이라도 나타나서 먹어보고 이 냉면과 옥류관 냉면의 싱크로율을 비교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어쨌든 옥류관 냉면을 직접 먹어본 사람의 말을 듣고 최선을 다해서 재현한! 임정식 셰프의 옥류관ST 냉면은 이날 두 종류나 공개됐다.



"하나는 통일 냉면입니다. 옥류관 냉면을 조사해서 재현한 것으로,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타서 신맛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또 하나는 평화 냉면인데, 현재 서울에서 유행하는 고기 국물 베이스로 만들었습니다." (임정식 셰프)



(왼쪽부터) 평화냉면, 통일냉면



이 중 우리가 맛본 것은 통일 냉면이다. 옥류관의 DNA가 얼마나 섞여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막상 먹기 전엔 설렜던 것이 사실.


모든 취재진이 냉면을 서빙받자마자 카메라를 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렇게 어렵사리 맛본 임정식 셰프의 옥류관 스타일 냉면은 한반도기가 꽂힌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식초와 겨자는 없이 냉면 단품!



처음 국물만 마셨을 땐 깊은 육수 맛이 느껴졌지만 끝 맛이 살짝 비린 듯 했는데, 면과 함께 먹다보니 그 느낌은 완전히 사라졌다.


또 기존 평양냉면 맛집에서 먹던 맛보다는 확실히 새콤하고 간이 있었다. 짭조름하고 새콤한 동치미 국물 맛이 어느 정도 느껴지면서도 끝 맛은 살짝 매콤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인상이다.




독특한 점은 방울토마토가 들어있었다는 건데 ‘냉면에 웬 방울토마토야?’ 싶으면서도 식초와는 다른 느낌의 새콤함을 준다는 인상이었다. 이 맛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그 사이 어딘가...일까.


물론 옥류관과 상관 없이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그릇은 말끔하게 비웠다.



임정식 셰프의 통일 냉면은 이번 스페셜 방송을 위해 준비한 레시피지만, 취재 종료 후 현장 시식단의 반응을 참고해 정식 메뉴 출시를 고민해볼 계획이라고 한다.



통일 냉면을 기다리는 시식단



언젠가 진짜 ‘옥류관 서울 1호점’이 개장한다면 이날의 냉면도 재평가 받을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비록 ‘옥류관 냉면을 먹어본 적 없다’는 PD들이지만, 이번 ‘옥류관 서울 1호점’ 스페셜 방송에는 평양냉면에 대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정보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김보람PD는 “공복에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밤 11시에 보기엔 힘겨운(?) 푸드멘터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해 묘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2부작으로 편성된 이번 스페셜의 1부는 오는 9일 방송된다.



사진 = 최지연 기자, 강효진 기자


강효진 기자 bestest@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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