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이미지 뒤 고단한 삶
아들을 보내고, 암까지 견뎌낸 시간
삶의 이유가 된 가족들

꽃잎처럼 고운 인상과 선한 사모님 이미지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배우 서우림.
그러나 서우림은 오랜 세월 미소 뒤에 아물지 않은 상처를 품고 살아온 인물이다.

1963년 드라마 ‘어머니의 마음’으로 데뷔한 서우림은 ‘불꽃’, ‘오로라 공주’, ‘무자식 상팔자’ 등 50편이 넘는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약 60년에 걸쳐 대중의 곁을 지켜왔다.
원래는 무용수가 꿈이었으나 우연한 기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고, 특유의 기품 있는 이미지로 ‘사모님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사랑받았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 뒤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28세 때, 서울대 졸업생이라는 말에 끌려 결혼한 서우림은 전세금도 없어 사글세로 살던 시절, 우연히 들어간 카바레에서 남편이 다른 여성과 춤추는 장면을 목격했다.
알고 보니 상대는 내연녀였고, 결국 이혼을 선택해야만 했다.
전 남편의 장례까지 끝까지 책임졌던 서우림에 대해 절친한 배우 전원주는 “나 같으면 안 했을 텐데, 끝까지 하더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혼 후 서우림은 두 아들을 혼자 키우며 미국 유학까지 보내는 헌신을 보였다.
유학 중에는 호텔 재벌과 재혼해 잠시 넉넉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연기를 시작하려던 무렵, 더 큰 아픔이 찾아왔다.

둘째 아들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오랜 유학 끝에 한국에 돌아온 아들은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었고, 서우림은 아들이 술을 끊기를 바라는 마음에 잠시 연락을 끊었다.
그러나 그 며칠 사이에 아들은 세상을 떠났고, 서우림은 “엄마마저 나를 안 보나 생각했을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깊은 자책에 빠졌다.

그 슬픔은 결국 몸으로 번져왔다.
2011년 폐암 판정을 받은 서우림은 세 차례 수술과 폐렴을 견디며 생사의 고비를 넘겼고, 현재는 더 이상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방사선 치료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서우림은 “살고 싶었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매일 실내 자전거를 타고 호흡기 훈련을 하며 병을 이겨내고 있다.

힘겨운 시간을 견디게 해준 존재는 큰아들과 손녀였다.
친구처럼 곁을 지켜준 큰아들과 “더 살아야겠다”는 이유가 되어준 손녀의 존재는 서우림에게 다시 삶의 동력이 되었다.
절친한 배우 전원주, 김영자와의 우정도 연기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 주는 힘이 되었다.

지금도 서우림은 둘째 아들이 써준 편지를 품에 간직한 채, 작은 묘소를 찾아 “엄마 노릇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오랜 고통과 그리움을 지나, 배우 서우림은 여전히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서우림의 앞날이 지금보다 더 평안하고 따뜻해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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