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운동과 108배 기도
세 번의 이혼과 20년째 못 만난 아들
마지막 사랑, 여전히 이어지는 그리움

한때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특유의 거친 이미지와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정일모는 화면 속 모습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때로는 아픈 삶을 살아왔다.
정일모의 하루는 아침 5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시작된다.
맨손 체조, 계단 오르기, 산행까지 한 시간 넘게 이어지는 고강도 운동은 40년 가까이 지켜온 건강 습관이다.

“운동을 멈추면 근육이 빠지고 작은 병부터 시작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땀을 쏟은 뒤에는 산속 계곡에 몸을 담그고, 절 중턱에서 6년째 이어오는 108배 기도를 드린다.
그 기도의 이유는 오래 전 헤어진 아들 때문이다.

정일모의 젊은 시절은 한 편의 영화처럼 극적이었다.
16살에 복싱을 시작해 20살에 프로복싱 웰터급 신인왕에 올랐고, 가난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조직폭력배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 경험은 영화 ‘팔도산나이’ 출연 제안으로 이어졌고, 정일모는 ‘깡패 전문 배우’로 주목받으며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게 됐다.
이후 ‘용의 눈물’, ‘마의’, ‘쓰리 데이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고, ‘야인시대’에서는 김두한의 부하 홍만길 역을 맡아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현역 시절 내내 조직과 후배들 챙기는 데 몰두하다 보니 가정은 뒷전이었고, 결국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다.
첫 번째 결혼에서는 딸을, 두 번째 결혼에서는 아들을 얻었지만, 불안정한 생활과 갈등은 관계를 끝내 갈라놓았다.

특히 두 번째 아들과의 이별은 정일모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혼 당시 15살이던 아들은 “엄마를 버렸다”며 원망했고, 이후 연락은 완전히 끊겼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정일모는 아들이 살던 동네와 공원을 찾아가 추억을 더듬지만, 먼저 다가가진 못한다.
관공서에서 주소를 확인하고도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혹여나 마주했을 때 오해 없이 잘 이야기할 수 있을지, 그 두려움 때문이다.

그 사이 12년 전 행사장에서 만난 30살 연하의 현재 아내와 장거리 연애를 이어오다 4년 전 결혼했다.
때로는 부녀로 오해받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마지막 인연’이라 믿고 살아간다.

하지만 정일모가 진짜 바라는 건 단 하나, 아들과 마주 앉아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절의 연등에 “사랑하는 내 아들, 이제 곧 만나자. 아빠가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기는 것도 그 이유다.
정일모가 언젠가 아들을 만날 수 있길 기대와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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