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현장에서 시작된 9살 차 로맨스
교통사고와 재활, 눈물로 이어진 사랑
30년 넘게 변함없는 ‘연기대상 부부’

연예계에서 30년 넘게 ‘잉꼬부부’로 불리는 이름, 전인화와 유동근.
두 사람은 대한민국에 단 세 쌍뿐인 ‘연기대상 부부’이자, 남편은 왕으로, 아내는 왕비로 대상을 차지한 주인공이다.
그것도 태종과 문정왕후, 조선 역사상 최강의 권력을 누린 왕과 왕비 역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0년대 한 사극 촬영 현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신인이었던 전인화는 선배 김을동의 추천으로 사극 발성과 연기 지도를 받기 위해 유동근을 만났다.
유동근은 한밤중에 냉면을 사오라는 농담 섞인 군기 잡기를 하기도 했지만, 그 속에는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
전인화는 그렇게 9살 연상 선배에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드라마 ‘장희빈’에서 호흡을 맞추던 시절은 혹독했다.
유동근은 칭찬보다 단점을 지적하며 1년간 함께 연습했고, 방송 모니터까지 챙기며 후배를 다듬었다.
조금씩 가까워지던 무렵, 유동근의 연락이 갑자기 끊겼다.
이유는 유동근이 생사를 넘나드는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유동근은 부서진 턱뼈와 갈비뼈, 틀니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1년간 재활 치료를 받았다.
연락을 끊고 지냈지만, 전인화는 밤늦게 예고 없이 유동근의 집을 찾아가 안부를 확인했다.
소독약에 담긴 틀니를 껴야 말을 할 수 있었던 유동근은 급히 나오느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전인화는 그런 유동근을 말없이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날 이후 전인화는 유동근의 재활을 도왔고, 두 사람의 사랑은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1년 후인 1989년, 두 사람은 결혼했다.
‘왜 9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하느냐’는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전인화는 한결같이 남편 곁을 지켰다.
결혼 후에도 유동근은 전신마취 수술을 스무 번이나 받았지만, 그 곁에는 늘 전인화가 있었다.
전인화는 ‘여인천하’로 S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고, 유동근은 ‘용의 눈물’, ‘명성황후’, ‘정도전’, ‘같이 살래요’ 등으로 무려 네 번의 KBS 연기대상을 거머쥐며 ‘연기대상 부부’로 자리매김했다.

세월이 흘러도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고, 무대 위를 응원하는 두 사람.
1989년 결혼해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둔 부부는 지금도 변함없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처음 인연이 시작된 그날처럼,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함께하길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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