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탄생 숨은 주역 김뢰하
‘살인의 추억’ 영화화 제안
촬영 외에도 현장 헌신

대한민국 범죄 영화의 대표작,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송강호 배우의 인생 캐릭터 중 하나를 만들어낸 이 영화는 사실 한 배우의 작은 씨앗에서 시작됐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영화 ‘살인의 추억’이 탄생하기 전, 먼저 관객과 만난 작품은 연극 ‘날 보러와요’였습니다.

이 연극에서 서울 형사 역을 맡았던 배우 김뢰하는 무대에서의 깊은 울림을 잊지 못하고, 언젠가 꼭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됩니다.
그런 열정을 안고, 김뢰하는 당시 단편 영화로 활동 중이던 봉준호 감독에게 이 작품을 직접 추천합니다.
“감독님, 이거 영화로 만들면 진짜 대박 날 겁니다.”

두 사람은 조용한 커피숍에서 마주 앉아 이 이야기를 나눴고, 몇 년 후 봉 감독은 정말로 판권을 알아보기 시작하죠.
이렇게 마침내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 ‘살인의 추억’이 탄생하게 됩니다.
‘살인의 추억’은 단순한 추리극이 아닙니다.

사건을 좇는 형사들의 무력감,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분위기,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진실’이 만들어낸 집요하고도 섬세한 영화입니다.
김뢰하 배우는 이 작품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그가 보여준 진짜 ‘연기’는 카메라 밖에서 더 뜨거웠습니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그는 현장을 지켰고, 스태프가 입는 옷을 입은 채 얼음 바닥을 녹이기 위해 부탄가스 노즐을 들고 뛰어다녔습니다.
그 전 작품,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더스의 개’에서도 김뢰하는 진심을 다한 배우였습니다.
노숙자 역할을 맡기 위해 실제로 종로에서 노숙을 하며 인물을 준비했죠.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화면에 잠깐 나와도,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진짜처럼 살아보는 것.
그게 배우 김뢰하가 선택한 연기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감독이나 주연 배우의 이름으로 한 영화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영화가 존재하기까지, 그 빛 뒤엔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과 믿음이 숨어 있습니다.
‘살인의 추억’이라는 걸작도 예외는 아니었죠.
이제 다시 한 번 이 영화를 본다면, 김뢰하라는 이름을 마음속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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