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연하 탈북민 아내와 결혼,
“100억으로 인류 구원”하려 하지만
아내 눈물은 모르쇠하는 화성인 부부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 등장한 이른바 ‘화성인 부부’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1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세계 평화에 심취한 남편과 그런 남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내의 사연이 소개됐는데요.
부부는 21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16년간의 동거 생활 끝에 2년 전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정착을 돕게 되면서 가까워졌고, 처음에는 결혼 생각이 없었지만 아내의 간절한 바람에 따라 환갑날 전통 결혼식을 올렸다고 말했는데요.
혼인신고는 아내가 가족수당을 알아온 것을 계기로 했다고 덧붙였죠.
하지만 문제는 서로 다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소통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아내는 낯선 남한 생활에서 외로움을 느끼며 감정을 누르고 살아왔지만, 남편은 그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해 아내가 눈물을 흘려도 무덤덤하게 휴지를 건네곤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남편은 현재 FX 마진거래 트레이더로 일하며, “100억을 목표로 인류를 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지상낙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연구가 필요하고, 연구비를 제공하려면 큰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돈을 버는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이런 포부에 스튜디오에서는 “100억으로 인류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과 함께, “인류를 주식 같은 걸로 구하는 건 처음 봤다”는 우려도 나왔죠.
남편은 이어 “결혼제도는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며 “나는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고, 결혼은 가족보다는 정신의 진보에 가까워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아내는 “인류가 아니라 우리 둘의 행복이 먼저”라며 “지금 우리도 제대로 못 살고 있는데 무슨 인류 타령이냐”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지켜야 할 사항 21가지를 메모로 전달했지만, 남편은 이를 ‘구속’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자유를 부르짖는 사람인데, 아내는 이걸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는데요.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이상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며 “남에게 선의를 베풀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지만, 지금 필요한 건 아내와의 현실적인 공감”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현실과 철학, 개인과 인류 사이에서 갈등 중인 ‘화성인 부부’의 이야기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깊은 생각거리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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