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아이돌이 탄생하기까지, 아이돌 시장과 함께 성장한 것이 바로 팬덤 문화 아닐까.
그러나 모든 일에 시행착오가 있듯이 팬덤문화도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불편한 진실. 그 중에서도 걸그룹 멤버들은 그릇된 팬심에 유독 수난을 겪곤 했는데…
#베이비복스
시작부터 이 분야 레전드 등장.
베이비복스는 극성 안티 때문에 뉴스에도 나왔던 비운의 주인공이다.
지난 1997년, 그러니까 SES, 핑클보다도 먼저 가요계에 데뷔했던 베이비복스는 수차례 멤버 교체 끝에 김이지 이희진 심은진 간미연 윤은혜 완전체로 3집 ‘Get Up’을 선보였다.
이 곡으로 베이비복스는 데뷔 첫 음악 프로그램 1위를 거머쥐었으나 동시에 시련도 시작됐다. 보컬 간미연이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H.O.T.의 리더 문희준과 스캔들에 휩싸이며 안티들의 표적이 된 것.
당시 안티들의 행각이 얼마나 지독한 것이었냐면…
베이비복스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마치 구호처럼 욕설을 연호하는 건 기본, 소속사 혹은 숙소로 커터 칼과 동물의 사체, 눈이 파인 사진, 혈서 등을 보냈다.
무시무시…
막내 윤은혜의 경우 객석에서 쏜 물총에 눈을 맞아 한동안 안대를 하고 스케줄에 임하기도 했을 정도. 물총에 든 건 간장, 식초 등 자극적인 식재료들이었다고.
후에 베이비복스 멤버들은 이 같은 안티들의 횡포에 활동 내내 마음고생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나 간미연이 느낀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살해위협이 담긴 혈서를 받았을 땐 정말 무서웠어요. 그 사람이 진짜로 올 것 같았거든요. 나만 협박을 받은 게 아니라 우리 멤버들이 다 피해를 입어서 미안했어요. 특히 윤은혜는 실명할 뻔했거든요. 그때 이후로 위축되고 사람들을 피하게 됐어요.
(간미연,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핑클
1세대 대표 걸그룹 핑클이라고 다를까.
핑클은 SES에 이은 후발주자이며 H.O.T. 젝스키스 등 인기 아이돌들과 동시대에 활동했다는 이유로 안티들의 표적이 된 케이스.
앞서 베이비복스가 그랬듯 눈이 파인 사진을 받는 건 물론, 무대 위에서 욕설을 듣고 달걀세례를 맞기도 했다고.
심지어 리더 이효리의 경우 사인회에서 달걀테러를 당하는 수난도 겪었다.
울분을 참느라 입술을 세게 무는 버릇이 생겼다고 하니 당시의 고통이 짐작이 가는 것.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물다 보니 다 부은 거예요. 밥 먹을 때마다 부어서 그 부분을 자꾸 건드리게 되더라고요.
(이효리, SBS ‘매직아이’에서)
성유리는 아예 교복 입은 여학생 공포증을 호소했다.
우리는 정말 어딜 가나 욕을 먹었어요. 교복 입은 여학생들은 다 우리를 싫어했다고 보면 돼요. 여고생은 날 싫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지금도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며 무서워요.
(성유리, SBS ‘힐링캠프’에서)
#소녀시대
2세대 걸그룹 중에선 소녀시대가 유독 큰 피해를 입었다.
SM소속의 걸그룹이란 이유로 소녀시대는 데뷔 초부터 안티카페가 개설되고, 무분별한 비난과 루머에 속 앓이를 해야 했다.
해마다 진행되는 드림콘서트에선 최악의 경험을 했는데 그 유명한 ‘보이콧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객석의 관객들이 일제히 야광봉을 끄고 ‘침묵’으로 소녀시대 무대를 외면한 사건으로 이를 본 마왕 신해철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본인들이 얼마나 저질인지 만천하에 과시한 만행이다. 저질 3류 관객 나부랭이들이다“라고 발언, 미성숙한 관객 문화를 꾸짖었다.
후에 소녀시대 멤버들은 캄캄한 객석을 바라보며 노래를 해야 했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10분 동안 박수도 환호도 없는 객석에서 노래를 불러야 했어요. 무대에선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나중에 우리가 내려오니까 객석이 환해지더라고요.
(윤아, 효연, SBS ‘힐링캠프’에서)
#트와이스
3세대 대표 트와이스도 안티들의 횡포를 피하지 못했다.
JYP소속의 트와이스는 이렇다 할 무명 시절 없이 스타덤에 오른 바. 이 때문인지 트와이스 역시 앞선 선배 그룹들처럼 데뷔 초부터 안티들에게 시달렸다.
트와이스가 현역인 만큼 이들 안티들은 현재까지도 트와이스 관련 영상에 테러를 하며 달갑지 않은 존재감을 발산 중.
하다하다 테러소동도 겪었는데… 지난 2018년, 모 사이트에 트와이스 멤버들에게 염산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성 글이 게재되면서 경찰에 수사에 나섰던 것.
검거된 범인은 20대 남성으로 ‘트와이스가 우리나라를 버리고 일본에서 돈을 번다’는 말도 안 된다는 이유로 테러를 예고했다고 한다.
할 말이 없네…
참고로 살해협박을 받은 걸그룹은 트와이스만이 아니다.
걸그룹 에이핑크 역시 과거 컴백을 앞두고 살해협박을 받았다. 새 앨범 쇼케이스 현장과 KBS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협박에 경찰에 군대까지 동원됐던 것.
협박범은 30대 남성. 혼란스러운 당시 상황에도 활동을 이어갔던 에이핑크 멤버들은 “제대로 인사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이렇게 사과의 말씀 드린다. 같이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며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성숙한 면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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