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건넨 우정의 순간
‘국민엄마’ 넘어선 연기 변신
대상 4번, 10년마다 증명된 존재감

200평 규모의 거실과 900평 대저택에서 자란 금수저 출신 배우 김혜자.
그러나 김혜자는 어느 날, 자신의 전 재산이 담긴 통장을 친구에게 내밀며 “나는 돈이 필요 없어. 네가 더 필요하잖아”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재무부 장관이던 아버지 아래서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화려한 배경보다 ‘사람의 마음’을 더 귀하게 여긴 김혜자는, 힘든 시기를 보내던 친구 김수미에게 말없이 통장을 건넸다.

“이게 내 전 재산이야. 추잡하게 조금씩 빌리지 말고, 필요한 만큼 다 가져가” 라고 이야기 했고 이어 “나는 아프리카 봉사 가려던 참이야. 그런데 아프리카가 여기 있었네”라고 말했다.
김수미는 훗날 그 돈을 모두 갚았지만, 김혜자가 건넨 위로는 평생 잊지 못할 ‘마음의 빚’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김혜자는 1961년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지만, 스스로 연기에 만족하지 못해 곧 활동을 중단했다.
결혼 후 무대에 대한 갈망이 다시금 올라왔고, 27세에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연극 무대에서 ‘신데렐라’처럼 주목받기 시작한 김혜자는 1969년 MBC에 스카웃되며 본격적으로 브라운관 활동을 시작했다.
‘강남가족’, ‘신부일기’, ‘행복을 팝니다’ 등에서 활약하며 최우수 연기상을 다수 수상했고, 27년간 전속 모델로 활동한 식품 브랜드 광고 ‘다시다’의 얼굴로도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시기 김혜자는 명실상부한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어머니 역할을 맡으며 ‘국민엄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다만, 김혜자는 그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았다.
1988년 ‘모래성’에서는 남편의 외도를 용서하지 못하는 중년 여성 ‘현주’ 역을, ‘겨울안개’에서는 자궁암 투병 여인의 삶을 그려내며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2009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를 통해 기존의 따뜻한 모성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었다.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는 집요한 엄마를 연기한 김혜자는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LA 비평가 협회 여우주연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아 배우로 기록됐다.

이후 2019년에는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노년의 삶을 따뜻하고도 묵직하게 그려내며 또 한 번 인생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마지막 회의 내레이션은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최근에는 손석구와 함께 출연한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통해 다시금 안방극장을 찾았다.

따뜻한 얼굴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늘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삶을 연기해온 배우 김혜자.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를 모은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