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세, 다작 배우 비결
오디션 횟수 ‘1,000번’
연기에 대한 진심

오늘은 믿고 보는 배우 오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연기 경력 20년 이상,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만 해도 100편이 넘는 배우 오정세.
요즘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그런데,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무려 1000번이 넘는 오디션을 거쳤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정세는 지난 1997년 데뷔 이후, 수많은 오디션을 보며 무명의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의 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프로필을 제출했지만 “오디션을 10번 보면 한 번 붙을까 말까였다”는 그의 말은 그 시절의 치열함을 짐작하게 하죠.
이력서를 전하는 것도 부끄러워서, 문틈에 전단지처럼 살짝 밀어 넣고 도망쳤다는 일화는 그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연기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던 오정세는 찹쌀떡을 팔고, 무대 해체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늘 한 가지를 마음속에 간직했다고 해요.
“어떻게든 연기만은 포기하지 않겠다.”
그의 오늘이 값진 이유는 바로,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오정세는 주연과 조연의 크기를 따지지 않는 배우입니다.

때로는 이름도 없는 ‘지나가는 행인’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해요.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진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에게 기회는 우연처럼 찾아왔습니다.
조연으로 참여했던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주인공 캐스팅이 계속 엎어지자 감독이 그에게 물었다고 해요.
“네가 주인공 할래?”
오정세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대중 앞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게 되었죠.
그리고 지난 2019년, 오정세는 단 한 해에만 세 작품에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극한직업’의 코믹한 ‘테드 창’, ‘동백꽃 필 무렵’의 찌질하지만 정이 가는 ‘노규태’ ,‘스토브리그’의 냉철하고 복잡한 ‘권경민’
그리고 그해 ‘동백꽃 필 무렵’으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조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립니다.
이듬해에 오정세는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다시 한번 같은 상을 받으며, 해당 부문 최초의 2년 연속 수상자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는 단지 연기 ‘일’을 하는 배우가 아니라, 연기를 ‘연구’하는 배우입니다.
지난 2020년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직접 관련 당사자들을 만나 관찰하고,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며 캐릭터에 녹여내기도 했죠.

작품에 등장하는 그의 감정선이 유난히 섬세하고 깊게 느껴졌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오정세는 화려하게 등장한 스타가 아닙니다.
무명의 시간을 지나며 단단해진 배우입니다.
지나가는 작은 배역부터 깊이 있는 주연까지, 어떤 역할도 ‘연기’가 아닌 ‘삶’처럼 살아내는 배우.
그가 천 번의 문을 두드렸기에, 지금 우리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그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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