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사랑에 빠져 불우한 환경으로부터 탈출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정말 유명하죠. 동화 속 신데렐라는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 준 왕자를 만나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요. 여기 마치 ‘신데렐라’와 같은 인생을 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 최초로 ‘미스 아시아 태평양’ 미인대회 2위에 오른 ‘임지연’인데요. 신데렐라처럼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녀가 겪어온 삶은 누구보다 파란만장했습니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이라는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이라는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미스코리아 임지연, 사랑에 빠지다
임지연은 1984년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서 미스 태평양으로 뽑히며 연예계에 데뷔합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구형 미인인 그녀는 각종 프로그램에서 리포터와 MC로 활약했습니다. 수많은 광고 모델 활동도 이어가며 얼굴을 알죠. 그런 그녀가 돌연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연예계에서는 그녀가 결혼 준비 때문에 활동을 접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문의 진실은 임지연의 첫사랑에 있었습니다. 미스코리아에 당선된 직후 방송활동을 하던 임지연은 다음 해 홍콩에서 열리는 미인대회 참가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당시 빈약한 신체조건이 마음에 걸렸던 그녀는 18살 연상의 성형외과 의사 홍성호를 찾아갔는데요. 임지연은 그의 따뜻한 마음에 끌렸고, 그렇게 관계가 본격화되어 결혼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그는 임지연에게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살림만 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약혼자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두말없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시키는 대로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결혼을 결심한 그녀는 당시 출연하고 있던 프로그램의 담당자에게 사정을 말했습니다. 이에 방송국의 한 고위 관계자가 그녀를 부르더니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왜 힘든 길을 가려고 하냐. 성공한 후에 사랑을 찾아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는데요. 하지만 홍성호 없이는 성공도, 사회적 명성도 소용없다고 판단한 임지연은 사랑을 택합니다.
그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하던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 남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임지연은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먼저 결혼하자고 말한 것도 홍성호였기에 좌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녀는 이내 심신을 추스르고 1987년 영화 ‘풍녀’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어딜 가나 ‘삼각스캔들’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그로 인해 임지연은 한때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타로 나간 선자리에서
재벌 남편 만나다
이후 불안한 마음에 휩싸인 그녀는 결국 방송 활동을 완전히 접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연예계 선배의 대타로 선 자리에 나가게 되는데요. 당시 일본의 부동산 재벌이던 구보겐지를 만나 통역을 대동한 채 선을 봤습니다. 그리고 16살 연상인 그와 만난 지 1년 반 만에 그녀는 결혼 발표를 합니다. 당시 그녀는 26세였죠. 남편 측이 초혼이 아닌 데다 이미 4명의 자녀까지 두고 있어 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녀의 결혼식에 사용된 비용은 엄청났는데요. 1980년대에 3억 원이라는 결혼식 비용, 1인분 식사 비용 30만 원, 드레스만 10벌을 갈아입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하객 전체에게 2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일본으로 가 신혼 생활을 보냅니다.
호화로운 생활 누리던 임지연
남편에게 한 달 용돈 5천만 원을 받던 임지연은 매일 다이아몬드를 갈아 넣은 욕조에서 목욕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결혼 후 첫 번째 생일에는 미국 여행에서 ‘저 자동차 예쁘다’고 하자 그 외제차를 선물로 사주었습니다. 두 번째 생일에는 60억 원대에 달하는 강남의 5층짜리 건물을 받기도 했습니다. 임지연을 향한 구보겐지의 애정으로 화려한 삶을 누렸죠. 하지만 그녀는 결혼생활 3년 만에 이혼을 택합니다. 이에 여러 추측들이 난무했는데요.
수년간 호화로운 생활만 알리고 2세가 없었던 점, 그리고 심각한 문화적 차이 등이 있었습니다. 특히 언어가 서로 잘 통하지 않아 속 깊은 이야기를 하는 데 한계가 있기도 했습니다. 이에 임지연은 ‘일을 하지 못하게 해 답답했다’며, ‘전 남편으로부터 받은 것이 많아 위자료 청구는 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두 사람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낸 지 10분 만에 이혼을 결정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식당 운영하며 새로운 시작
이후 임지연은 결혼 생활로 모은 40억 원을 영화 제작에 투자합니다. 하지만 그 돈마저 모두 날리고 마는데요. 재벌인 전 남편에게 받았던 패물, 모피, 명품 등을 팔아 생활했습니다. 결혼한 언니 집에 얹혀살고, 먹고살기 위해 자동차 딜러 일을 했으며 횟집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운영하는 식당이 자리를 잡아가던 2000년 그녀는 10살 연상의 남자와 두 번째 결혼을 합니다. 남편은 모든 면에서 꼼꼼하고 생활력도 강해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시부모님이 임지연을 딸처럼 여기고 잘해줬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살아보니 그녀와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인해 자주 다툼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을 너무 잘 믿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4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두 번째 이혼을 하게 됩니다.
첫사랑과 헤어진 이후 두 번에 걸친 결혼과 이혼에 이르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임지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녀는 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날의 사랑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억울하고 힘든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나한테 그런 일도 있었나?’하며 잊고 산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녀는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복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며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요. 연예계에도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힌 임지연에게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펼쳐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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