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전문 배우 ‘정만식’
270만 원으로 결혼식
올해 <서울의 봄> 출연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하면 ‘사랑’이 아니라 ‘정’으로 살아간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와 반대로 사랑이 식지 않아 연애 시절과 다름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지닌 부부도 있는데요.
여기, 연예계에도 5분마다 뽀뽀를 하며 금슬을 자랑하는 배우 부부가 있습니다. 반전인 것은 둘의 첫 만남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다 부부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대한민국 악역 전문 배우, 정만식
영화를 많이 보시는 분이라면 배우 정만식을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강하게 생긴 외모와 체격 때문에 주로 거친 역이나 악역으로 활약하는 배우죠.
실제로 헬스 트레이너 알바를 할 만큼 풍채가 크고, 젊었을 땐 싸움도 잘했었다고 하는데요. 보이는 모습과 달리 사실 그는 연기 폭이 아주 넓어 선한 역과 악역을 다양하게 연기해 왔던 명품 조연 배우입니다.
명품 조연배우가 되기까지 그는 긴 생활고를 겪었습니다. 생활고로 연기를 잠시 그만두기도 했는데요.
이때 그는 백화점 판매원으로 잠깐 근무했었습니다. 담당 상품인 프라이팬을 하루에 6백만 원어치까지 판매하여 판매왕까지 등극한 우수사원이 됐죠.
그러나 연기를 못 하게 된 게 가슴속 한이 되어 스트레스가 쌓여 자주 화를 내고, 직장 밖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겐 시비를 걸어 싸우며 다녔다고 고백했습니다.
정만식 꼼짝 못 하게 한 일본 예술학 박사
이후 정만식은 단역부터 조연까지 차근차근 해나가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그는 밀양연극제에서 한 여성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바로 배우 겸 공연 연출가 ‘린다 전’이었습니다. 그녀는 일본에서 18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하고 일본 오사카 예술대학에서 외국인 여성 최초로 예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재였죠.
정만식은 연극제 행사에서 린다 전의 옆 테이블로 갔습니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같이 한잔하시죠”라고 말을 건넸죠. 이에 린다 전은 “꺼져”라고 답하며 정만식을 거부했습니다.
당시 린다 전이 느낀 정만식의 첫인상은 ‘살다 살다 이렇게 무식한 남자는 처음 보네’였다고 하네요.
대찬 거부에도 정만식은 오기를 발휘해 린다 전에게 매달렸습니다. 천천히 친구 사이로 그녀와의 관계를 이어 나갔죠.
270만 원으로 결혼식 추진
친구 같았던 둘 사이는 어쩌다가 변하게 됐을까요? 그것은 린다 전의 ‘실어증’으로부터 일어났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행을 선택한 린다 전이었지만 생계유지가 만만치 않았는데요.
레스토랑 접시닦이, 바닥 청소, 도로에서 차량 숫자 세기, 공사 현장에서 노동 등 고된 외국 생활을 하다 보니 그녀는 실어증을 앓게 됐습니다. 이때 정만식이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기다려 줬기에 린다 전은 마음을 열고 그와 사랑을 키워나갔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4년간 연애를 한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먼저 올린 후, 5일 만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 결심 전에 린다 전의 아버지가 정만식에게 “결혼할 준비는 되어있나?”라고 질문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전혀 안 됐습니다. 지금 270만 원 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대답했죠. 하지만 이런 뻔뻔함과 자신감에 린다전의 아버지는 당황 섞인 웃음을 터트리며 그들의 결혼을 수락했습니다.
수중에 돈은 270만 원이었지만 그들의 결혼식은 2013년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결혼식 사회는 배우 조진웅이 맡았죠. 집 준비도 막힘없이 추진했습니다.
돈은 없지만 월세·전세가 싫어 경매로 집을 장만하고 소박함과 풍요로움을 함께 겸비한 체 신혼생활을 시작했죠. 대신 혼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국민한텐 ‘악역’, 아내한텐 ‘애교쟁이’
상황이 여의찮아도 당사자들이 행복하면 된 거 아닐까요? 결혼 8년 차인 그들은 아직도 행복에 겨운 금슬을 자랑합니다.
의외로 정만식이 애교가 많아 아내에게 하루에 4~50번 애교를 부리죠. 눈만 마주치면 뽀뽀를 해서 닮고 싶은 사랑스러운 부부의 모습을 자랑했습니다.
린다전 역시 정만식에 대한 사랑이 넘쳐납니다. 정만식이 귀가할 때나 생일이 될 때는 서프라이즈로 진수성찬을 차려놓죠. 하지만 아직 자녀가 없어 속상함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린다전은 “부부 금슬이 너무 좋아 삼신할미가 아이를 주지 않으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력은 하는데 뜻대로 잘 안되더라.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죠.
한편, 정만식은 올해 영화 ‘서울의 봄’에 출연했습니다. ‘서울의 봄’은 개봉 전에도 이미 13만 명이 넘는 예매 관객 수를 기록하면서 흥행을 예고한 작품인데요.
이곳에서 특전 사령관 ‘공수혁’ 역을 맡고 있는 정만식은 악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역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죠.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