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영화감독 정진영
대타로 출연했다가 배우 돼
‘LTNS’에서 안재홍과 호흡
학창 시절 교회에서 경험한 연극 무대를 통해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던 정진영은 고등학교 시절, 영화배우가 아닌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가졌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총연극회에 들어간 정진영은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하며 1988년 연극 ‘대결’로 처음 무대에 서기도 했죠.
그러나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그는 배우가 아닌 연출부 스태프로 영화계에 입문하여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에서 연출부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촬영을 앞두고 한 배우가 갑자기 연락 두절 상태가 되어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이 필요해졌는데요.
이때 연극 배우 출신이었던 정진영이 대타로 출연하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출연에도 정진영은 상당한 명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 영화감독을 꿈꾸던 정진영이 여러 차례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모하였으나 계속 탈락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명세 감독은 “그냥 영화감독 하지 말고 영화배우를 하는 게 어떠냐”고 조언했죠.
이에 정진영은 영화감독의 꿈을 잠시 접고 1998년 영화 ‘약속’에서 박신양의 행동 대장 엄기탁 역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영화배우로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영화 ‘약속’에서 박신양을 보좌하는 조폭 2인자 역할을 맡아 열연한 그는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이후에도 ‘킬러들의 수다’, ‘달마야 놀자’, ‘황산벌’ , ‘국제시장’, ‘사바하’ 등 다수의 굵직한 작품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그 가운데에서도 정진영의 연기력이 특히 돋보였던 작품은 바로 영화 ‘왕의 남자’이다.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 역을 맡은 정진영은 역대 연산군 중에서도 광기와 애정 갈구가 섞인 연산군의 모습을 가장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2015년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는 60대 후반의 인물인 강석현 역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폭풍 간지를 선보이며 ‘할배파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죠.
그렇게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 32년이 되던 해, 정진영은 자신의 꿈을 이룹니다.
2020년 영화 ‘사라진시간’으로 입봉하며 57세의 나이에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펼치게 된 건데요.
조진웅, 정해균, 이선빈 등 화려한 라인업과 형사 스릴러라는 흥미 있는 소재로 주목받았지만, 일반 관객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니아층과 평단의 의견은 조금 달랐는데요.
정진영의 독특하고 실험적인 설정을 극찬하며 훌륭한 컬트 영화라는 평을 남겼죠.
결과야 어찌 되었든 오랜 기다림 끝에 어릴 적 꿈을 현실로 만든 정진영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한편 이후에도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친 정진영은 2024년 공개되는 이솜-안재홍 주연의 티빙 드라마 LTNS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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