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문득 드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저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라고 말이죠. 사실 아주 단순한 장면인데도 교모한 비법들이 들어가 있는 걸 알고 계시나요. 몰라도 재밌고,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촬영 장면의 비밀을 알아보겠습니다.
목욕 장면, 가습기와 함께하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는 목욕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배우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대부분 노출을 하지만, 여배우들의 경우는 다른데요. 욕조 안에서 목욕하는 장면의 비밀을 살펴봤습니다.
역사를 다룬 사극에서는 주로 성인 1명이 들어가는 큰 고무대야가 등장합니다. 대부분 목욕신을 찍을 때는 물 없이 찍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가습기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욕조 안에 가습기를 켜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목욕 장면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속에 직접 들어가 있는 모습이 많이 등장하죠. 이럴 때는 방수 기능이 있는 특수 마네킹 안에 몸을 넣고 들어가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방식을 이용할 땐 물속이 보이지 않게 꽃잎을 띄우거나 거품을 띄우죠.
미니어처로 표현한 블록버스터
그렇다면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은 어떨까요. 화려한 액션신은 물론 차 전복신, 전투 장면 등이 대거 등장합니다. 이때 필요한 건 거대한 땅덩어리와 수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미니어처 세트장이죠. 실제로 촬영을 진행할 시, 어마어마한 자본이 드는 건 물론 사고의 위험까지 있어 ‘미니어처 기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가장 유명한 건 배트맨의 카 체이싱 장면인데요. 이 장면이 대표적인 미니어처 기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극 중 등장하는 자동차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충돌 장면을 찍는데요. 이후 프레임을 낮춰 무게감을 주는 원리를 이용하면 실감 나는 카 체이싱 장면이 완성되는 거이죠.
거인은 어떻게 표현할까
대부분의 사람이 극 중 등장하는 거인은 CG나 특수효과를 사용한다고 생각할 텐데요. 그런 방법을 쓰는 영화도 많지만, 특별한 촬영기법을 통해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2001년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가 그렇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간달프가 거인으로 등장하고, 프로도가 호빗족으로 등장하는데요. 피터 잭슨 감독은 두 사람의 차이를 주기 위해 원근감을 이용한 촬영기법을 이용했습니다. 두 사람의 얼굴이 각각 나올 때는 거인인 간달프를 아래에서 위로 찍거나 클로즈업을 했죠. 또 프로도는 위에서 아래로, 최대한 멀리서 찍어 작게 표현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요? 피터 잭슨 감독은 착시 현상을 위해 특수 제작 세트장을 만들었는데요. 프로도는 일반 사이즈의 소품과 함께 멀리 배치하고, 간달프는 작게 만들어진 소품을 카메라와 가까운데 배치했죠. 이렇게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카메라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세트는 왼쪽으로 움직이게 만들어 인물들의 크기에 차이를 줬습니다.
겁에 먹고 질릴 땐 러닝머신
한국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도망치거나 달리는 장면입니다. 겁에 질려 뛰는 모습을 보면 관객들의 마음도 절로 다급해지는데요.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살펴봤습니다. 좀비에게 쫓기고 쫓기는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는데요.
극 중 공유가 딸 김수안을 안고 달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부성애가 폭발합니다. 관객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죠. 실제로 공유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 러닝머신 위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실제 기찻길이 자갈밭이라 뛰기 힘든 이유도 있었죠.
이처럼 알고 보면 재밌고, 모르고 보면 스쳐 지나가는 작품 속 장면들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앞으로 각 장면들을 볼 때 이런 장면을 유심히 본다면 보는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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