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기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음악으로 위로받는 분이 많기 때문이죠.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갖다보면 자연스레 작사가, 작곡가에도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특히 SM에선 넘치는 개성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린 작곡가가 있죠. ‘한 번도 안 들은 적은 없어도 한 번만 듣지는 않는다’라는 평가까지 들은 이 작곡가는 누구일까요?
작곡가 켄지의 본명은 김연정으로 1976년 일본 미나네현 가와사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아 미국 보스턴의 명문 버클리 음악대학으로 유학을 떠났죠. 그런데 이 유학 덕분에 그녀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는데요. 해외에서 열린 SM 콘테스트 ‘작사/작곡’ 부문에 참가하여 수상을 했고, 이수만에 눈에 띄어 SM 입사까지 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27살 조금은 늦은 나이에 SM에 입사한 김연정은 자신의 예명을 ‘Kenzie(켄지)’로 정했습니다. 일본에 있을 시절 어린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소꿉친구 ‘마쓰모토 겐지’를 추모하기 위해 켄지라는 예명을 사용하게 됐죠. 우연찮게 이 예명은 그녀가 버클리 음대에서 사용하던 미들네임 ‘MacKenzie’와도 유사했습니다.
켄지는 피아노와 트럼펫을 배웠었고 밴드 활동을 했던 경험, 버클리 음대에서 배운 음악 프로덕션·엔지니어링으로 이미 잘 다듬어진 작곡가였는데요. 그래서 SM 입사 1년 만에 히트곡을 탄생시켰죠. 그 곡은 바로 보아의 ‘Milky Way’, ‘My Name’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켄지는 동방신기 ‘One’,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한번 더, OK?’,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등 다양한 명곡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켄지의 장점은 가수의 음색에 맞는 곡을 작업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또한 화성이 꽉 찬 스타일의 작법으로 미묘하게 대중성과 먼 곡을 만든다는 특징도 있죠. 이런 개성으로 그녀는 SM의 터줏대감 유영진 작곡가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SM 대표 작곡가가 됐습니다. SM의 노래 스타일을 좋아하는 연반인 재재는 “나의 어머니는 켄지! 아버지는 유영진!”이라는 농담까지 했죠.
작곡을 하던 그녀는 작사까지 영향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사가 조금 난해해서 호불호가 갈렸죠. 예를 몇 개 들어보자면 첫째, f(x)의 ‘Hot Summer’가 있습니다. ‘땀 흘리는 외국인은 길을 알려주자’와 같은 가사에 팬들은 모두 의아해했죠. 둘째, 레드벨벳의 ‘빨간 맛’이 있습니다. ‘빠빠빠빠빨간 맛 궁금해 허니’가 바로 그 곡의 가사죠.
이 밖에도 f(x) ‘Nu예삐오’, 엑소 ‘늑대와 미녀’ 등 켄지는 독특한 세계관이 담긴 작사를 하면서 팬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는데요. 특이한 점은 처음 들었을 땐 곡이 난해하지만, 계속 생각난다는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창 SM 노래는 ‘선병맛 후중독’이라는 수식어가 달렸죠.
가사가 난해해도 켄지의 실력은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해가 지날수록 많은 명곡들을 탄생시켰죠. 슈퍼주니어, 엑소, 샤이니 같은 SM 가수뿐만 아니라 김범수, 아이비, 엄정화, 에일리, ITZY, 트와이스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할 만큼 그녀의 화력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그녀가 작업한 곡은 200곡 이상에 달하는데요. 그래서 그녀가 받는 저작권 수익은 1억 원을 훌쩍 넘죠.
현재 켄지는 비슷한 곡들을 만들 수도 있는 도태기를 피하기 위해 LDN NOISE, 테디 라일리 등 해외 작곡가 프로듀서와도 활발히 협업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힙합, 발라드, 록, EDM 등 한 가지 장르에 얽히지 않고 다채로운 스타일의 곡을 탄생시킬 수 있었죠. 이런 영향력 덕에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작곡가 켄지를 좋아해서 SM 노래를 듣는 팬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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